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우리는 감염병이 유행한다는 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풍토병으로 인식되어 우리 삶과 자연스럽게 함께 살게 되는 것을 엔데믹이라고 부릅니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지에는 이미 이렇게 풍토병이 된 대표적인 감염병이 있습니다. 바로 모기로 전염되는 말라리아인데요. 말라리아 모기가 흔치 않은 한국에서는 친숙하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지역인 아마존에는 여전히 말라리아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모기들이 서식하는 이곳에는 말라리아 뿐 아니라 뎅기열 등의 열대 감염병의 유병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 중에서도 페루의 아마존 지역인 로레토 주는 거대한 아마존 강 본류와 지류가 광범위하게 만나는 곳으로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질환은 페루 내에서 발생하는 질환의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이유 없는 발열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다는 점인데요. 이의 상당 부분이 말라리아와 뎅기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감염병의 유행은 기존에 수행되던 말라리아, 뎅기열에 대한 추적 관찰 및 진단, 치료까지 더욱 어렵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인류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월드비전은, 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협력하여 페루 로레토 주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페루의 열대 감염병을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미션 4가지를 소개해드려요!
해당 지역의 의료체계를 개선하고 감염병을 줄여나가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의료시스템을 변화를 만들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의료진 교육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핵심 원동력입니다. 이렇게 잘 교육받은 의료진이 진료에 투입되어 의료서비스 기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1차 의료기관의 의료 정보가 정부에 보고되는 정보와 차이가 없는지 확인하고 개선하여, 통계에 잡히지 않는 발열 문제를 해결합니다.
신속한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가 빨리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합니다.
근본적 변화만큼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가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토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 상황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합니다.
도시와 도시가 아닌 지역 간 의료시설 접근성의 격차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발도상국으로 갈수록 이 문제는 한층 심각해집니다.
페루도 마찬가지로, 열대 감염병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일수록 의료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부족한 의료진의 수를 메꾸기 위한 대안으로 마을 보건 요원(Community Health Agent) 제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숙련된 마을 보건 요원을 양성함으로써, 이들이 부족한 의료진의 역할을 대신하여 인식 개선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말라리아, 뎅기열의 예방과 감시 감독의 중요성, 의심 증상 발현 시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 시행의 필요성 등을 교육하여 이를 마을 주민들에게 재교육할 수 있도록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마을 보건 요원들이 주민들을 언제 어느때나 도울 수 있도록 체온계, 산소포화측정기 등의 기초 의료 기자재를 제공하고 기초 보건 교육을 통해 배운 것을 마을 주민들의 건강관리를 돕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 시킵니다.
열대감염병의 매개체인 모기가 쉽게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가옥 구조를 개선하는 것도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이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 대표, 지역 정부 관계자, 프로젝트 담당 직원 등이 협의를 거쳐 열대 감염병을 발생시키는 나쁜 모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가옥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범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가옥은 개방된 형태의 처마를 막고, 나무 판자 벽 사이의 틈을 메우고, 창문 및 문에 모기 침입 방지용 스크린을 설치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이런 가옥 구조가 실질적으로 모기 개체 수가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 되면 앞으로 집을 지을 때 이러한 구조로 지을 수 있도록 독려하면 되겠지요?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곧 미래이기에 이들의 역할은 앞으로 페루의 보건 역량을 개선하는 데 있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학교에서부터 인식 개선을 이루어 내기 위해 어린이들에게 기초 보건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교육합니다. 만화를 활용하여 교육 자료를 만들고,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더 많은 아이들이 재미난 방식으로 보건과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말라리아는 여전히 전세계를 위협하는 전염병입니다. 코로나19는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역설적인 방식으로 알려주었습니다. 이는 말라리아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전염병일지라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하는 전 인류의 과제라는 사실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우리는 하나로 연결된 세계 속의 세계시민이니까요.
사진. 월드비전 국제사업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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