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3뎁스 메뉴 열기/닫기국내사업
3뎁스 메뉴 열기/닫기북한사업
3뎁스 메뉴 열기/닫기사업장안내
3뎁스 메뉴 열기/닫기자원봉사참여
3뎁스 메뉴 열기/닫기후원자참여
3뎁스 메뉴 열기/닫기교회참여
3뎁스 메뉴 열기/닫기월드비전은
3뎁스 메뉴 열기/닫기한국월드비전
3뎁스 메뉴 열기/닫기투명경영
3뎁스 메뉴 열기/닫기인재채용
3뎁스 메뉴 열기/닫기- 번역봉사 15년, 김영자 봉사자님 이야기
하루하루 정신 없이 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 생각은 종종 “어떻게 늙어야 하나.”가 되기도 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이 낳은 대책 없는 불안감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마주하며 가슴 답답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다. 속 시원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분주한 마음을 애써 가다듬던 2020년 가을. 볕이 포근하게 들어오는 정갈한 거실에 앉아 김영자 자원봉사자는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당신이 살아낸 삶을 이야기하며 알려주셨다.
2005년 5월 21일 금요일. 김영자 봉사자가 요일까지 또렷이 기억하는 이 날은 40년 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 한 날이다. 그녀는 미군 부대에서 채용 등 인사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정년을 맞는 순간까지 주어진 일이 재미있었고 열심을 다했기에 퇴직은 낯설기만 했다. 40년을 하루 같이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하며 성실히 업무를 감당해 왔는데 오롯이 내 시간으로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막막하게 다가올 때, 회사 선배가 ‘번역 봉사’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바로 이거구나!” 김영자 봉사자의 마음이 두근거렸다. 5월 21일 금요일 정년퇴직을 하고 주말을 보낸 뒤 5월 24일 월요일. 바로 월드비전에서 번역봉사를 시작했다.
1945년 생인 김영자 봉사자는 한국전쟁을 겪었다. 그녀가 번역하는 편지 속 아이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춥고 배고팠던 1950년 대 한국과 다르지 않았다. 한국전쟁 당시 기억이 절절하게 남은 김영자 봉사자에게 아이들의 이야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었다. “한 글자 한 글자 번역을 해 나갈 때마다 마음을 담았어요. 어려움 속에 있지만 희망찬 내일에 대한 꿈을 잃지 않기를 기도하고 기대하며 번역을 하는 순간순간이 감사하고 보람찼어요. 무엇보다 전 세계 도움을 받던 한국이 전 세계 연약한 어린이와 이웃을 도울 수 있을 만큼 발전한 사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러웠어요. 이런 변화를 살아서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꿈만 같아요. 그리고 귀한 일에 평생을 함께 한 영어라는 재능이 사용될 수 있음에 감사해요.“
- 김영자 번역 봉사자님과의 대화 중에서 -
15년을 넘게 쉬지 않은 봉사이니 힘든 순간도 당연히 있을 거란 생각에 여쭤보았다. 그런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온다. “지금이야 온라인으로 번역할 편지가 도착하고 보내는 일이 번거롭지 않게 이루어지지만, 처음 봉사를 시작한 2005년은 상황이 달랐어요. 월드비전에서 우편으로 번역할 편지들을 보내주면 잘 받아서 번역을 하고, 직접 우체국에 가서 월드비전으로 보내야 했어요. 그 때에도 우체국 오가는 일이 귀찮지 않았어요. 마음이 즐거우니 발걸음도 가볍게 약속한 기일을 어기지 않고 번역한 편지들을 보냈어요.”
- 김영자 번역 봉사자님과의 대화 중에서 -
올해 70주년을 맞은 월드비전에서는 김영자 봉사자와 같은 숨은 영웅들에게 작은 감사를 표했다. 좋아서 했을 뿐인데 상까지 주니 그저 황송할 뿐이라며 김영자 봉사자는 제2의 인생을 함께한 월드비전이 70주년이라니 감개 무량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긴 세월, 이 힘든 일을 정말 잘 해 온 월드비전 직원들이 자랑스럽다는 봉사자의 진심 어린 격려를 전 세계 월드비전 직원 모두 들을 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전 세계 어두운 곳을 세심하게 찾아내어 도움을 주는 월드비전이 힘든 상황의 아이들도 꿈을 잃지 않고 언젠가 한국처럼 어둠을 헤엄쳐 나올 수 있도록 인도해 주길 바란다는 기대도 잊지 않았다. 잔잔한 감동이 가득했던 인터뷰의 막바지, 혹시 못다한 이야기가 있을 지 여쭸다. “봉사를 하며 후원하는 분들께 너무 고맙더라고요.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이 일을 소리 없이 하고 계신 후원자님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흐르는 시간을 아쉬워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연약한 이들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 인생을 얼마나 빛나게 하는 지 김영자 봉사자는 평범하고 소박한 삶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든 아이들이 풍성한 삶을 살기 바라는 어른들이 바꾸어 가는 세상은 참 아름답다.
글. 윤지영 후원동행2팀
사진. 월드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