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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스토리, 월드비전의 하이라이트를 담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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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후원아동] 당신은 후원자가 있나요?

대화의 막바지, 아쉬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주로 내가 하던 터라 적잖이 당황했고, 평생 처음 받아본 내용이어서 으응? 하는 기색이 반사적으로 나왔다. 그의 질문은 이것.


[caption id="attachment_9635" align="aligncenter" width="1200"]몽골대학교 엔지니어 학과에 재학 중인 아쉬 몽골대학교 엔지니어 학과에 재학 중인 아쉬[/caption] 아쉬는 동네 친구들과 똑같이 가난하고 배고픈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다들 어렵게 살았기에 특별히 눈치 볼 일도 없었다. 다만, 엄마, 아빠, 아쉬 그리고 여동생 둘이 빠듯하게 사는 하루하루의 끝이 어디일지 떠올리다 보면 한없이 우울해지곤 했다. ‘우리 가족에게, 아니 나에게 미래란 있는 걸까? 이렇게 무료한 하루하루를 살게 되는 걸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오늘’의 반복이라고 될 거란 생각이 들면 가슴 저 끝까지 답답해 져왔다.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일상이 이어지던 2000년. 아쉬가 살던 날라이흐 마을엔 새로운 기운이 돋았다. ‘월드비전’이라는 기관이 마을의 고민거리에 함께 머리를 맞댄다고 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월드비전과 수시로 만나 무엇부터 바꿔 나가야 할 지 이야기했다. 이야기가 길어져 낮에 시작한 회의가 밤까지 이어진 날도 있다. 꼬물꼬물 웅크린 애벌레가 날개를 터트리듯,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던 마을에는 드디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노후 된 학교 시설이 고쳐지고 모자랐던 교실이 생겼다. 깨끗한 물이 언제나 콸콸 뿜어 나오는 식수 시설도 생겼으며, 위생 습관도 자리잡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큰 변화. 아이들에게 한국의 후원자가 생겼다는 것! 아쉬도 편지와 사진으로 후원자를 만났다. 후원자는 종종 공책, 연필, 사탕 등 선물과 편지를 보내왔다. “한국에서 보내주시던 선물을 받으러 막 뛰어가던 어릴 때 제 모습이 떠올라요.” 어린 아쉬에게 후원자의 관심은 신기하고 따뜻했다. “월드비전에서 하는 거의 모든 활동에 참여했어요. 생일파티, 야외단체 활동, 손 씻기 캠페인, 재난 때 행동 방법, 나쁜 습관 방지 캠페인, 아동 보호… 정말 많이 활동했죠? 활동을 하며 제가 기억하는 가장 큰 변화는 많은 친구들이 자신감을 얻고 스스로 재능을 발견했다는 거예요. 월드비전 프로그램으로 저와 같은 아이들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월드비전 선생님들도 ‘너는 소중한 존재야.’라는 이야기를 자주 해주셨고요.” [caption id="attachment_9632" align="aligncenter" width="1200"]부자 보다는 당당하고 좋은 전문가가 되길 바라는 아쉬는 오늘도 알찬 하루를 보낸다. 부자 보다는 당당하고 좋은 전문가가 되길 바라는 아쉬는 오늘도 알찬 하루를 보낸다.[/caption]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 아쉬는 이제 어엿한 몽골대학교의 학생이다. 방학 동안 공사장 일용직에, 가로등 설치 시스템 구축 일에 두 개씩 아르바이트를 뛰며 학비를 마련하지만 굳게 품은 꿈이 있기에 힘들어도 꾹 눌러 참아본다. 아쉬의 꿈은 수도 공급 시스템 엔지니어. 심각한 대기 오염이 문제인 몽골은 물 부족과 오염도 만만찮은 골치거리다. 정수 및 공급 시스템 전문가 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아쉬가 전공하고 있는 엔지니어 학과는 졸업 후 취업률이 높다. 실업률이 심각한 몽골에서 흔치 않은 일인데다 2020년 졸업 예정인 아쉬는 벌써 몽골 정부에서 졸업 후 물 관련 일을 하자는 제안을 받은 상태다. 아쉬와 몽골대학교 한적한 강의실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듬직하게 잘 자랐다는 것이 이런 것임을 본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며 한국의 후원자에게 남길 말이 있냐 물으니 몽골의 찬 공기 속 다정한 기운이 훅, 풍기는 이야기를 건넨다. 아쉬가 후원자에게 전하는 이야기와 우리의 마지막 대화를 최대한 그대로 전한다. 심장이 쿵. 하던 그 순간이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며. [caption id="attachment_9633" align="aligncenter" width="1200"]따듯한 미소와 함께 후원자에게 인사를 전하는 아쉬 따듯한 미소와 함께 후원자에게 인사를 전하는 아쉬[/caption] “후원자님! 후원자님에게 제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어렸을 때 월드비전 선생님이 후원자에게 소식이 왔다고 하면 기뻐서 달려갔던 기억이 나요. 그 순간, 그 떨리던 심장소리를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당신은 후원자가 있나요?” 후원자에게 메시지를 전하던 아쉬가 갑자기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생각지 못한 질문에 더듬더듬 대답을 한다. “아니요, 아니요. 저는 후원자가 없어요.” 다시 아쉬의 말이 이어진다. “그럼 이 감사와 이 기쁨을 모를 거예요.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하는 사람이 전하는 위로와 용기는 정말 어마어마해요. 후원자님, 어렸을 때 그런 기쁨을 맛보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제 꿈은 부자가 되는 게 아니에요. 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훌륭한 엔지니어가 될 거예요. 어디서든 당당하게 열심히 일하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우리 마을이 자립을 해서 월드비전은 떠났지만 우린 오랫동안 연결되어 있었어요. 저 역시 후원자님처럼 월드비전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어서 신나고 좋았습니다.”

글과 사진 윤지영 후원동행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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