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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뎁스 메뉴 열기/닫기11년전 후원아동 해리엇과 ‘월드비전 해외아동후원’으로 인연을 맺은 이현정 후원자.
오랜 시간 동안 사진과 편지로만 만난 아이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꿈을 이룬 이현정 후원자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두근두근. 드디어 그날!
아직도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우간다로 가고 있는 것인지 실감나지 않는다.
이런 저런 고민들을 많이 하였지만 십 년 동안 가슴 한구석에 품고 있었던 꿈,
아이 사진을 처음 보며 ‘꼭 한번 만나야지!’ 라고 다짐했던 그 꿈만을 생각하며 우간다 키발레 지역에 있는 카킨도와 카삼브야 마을로 향한다.
드디어 우간다에서의 첫 아침.
첫 번째로 간 곳은 영유아 보건 사업현장이었다. 어떻게 왔는지 신기할 정도의 산골오지에 엄마와 아기들이 모여서 예방접종을 하고 있었다. 우간다에는 아직도 하루에 398명의 영유아가 사망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마을의 아이들은 월드비전 직원들과 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건강 체크도 하고 비타민 주사와 예방접종을 한 덕분에 건강해졌다고 한다. 아이들이 울지도 않고 주사도 잘 맞고 엄마의 표정도 아이의 표정도 즐거워 보인다.
영유아 영양실조 개선 활동을 견학하러 갔을 때 놀랐던 것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간단한 영양식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영양실조인 아이들을 위해 영양식 패키지를 나누어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리법을 가르쳐 준다는 것이 의외로 느껴졌다. ‘자립’의 의미가 어렴풋하게 느껴 질듯 말듯 한 사업이었다.
손꼽아 기다려온 해리엇의 집을 방문하는 날!
이런 곳에 집이 있을까 싶은 정도의 깊은 산속에 차가 멈추고, 나는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10년간 마음에 품었던 나의 해리엇을.
이런 저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벅찬 마음으로 사진을 통해 수십번 보았던 해리엇을 달려가 꼭 안았다. 머뭇머뭇 부끄러워하던 해리엇도 함께 나를 꼭 안아 주었다.
그 순간 열심히 준비하고 연습했던 우간다 인사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 이 벅찬 느낌이라도 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영어로 짧은 인사를 건냈다.. "I'm really happy to meet you." 그러자 들린 해리엇의 수줍은 목소리 "Me, too."
수없이 그려본 장면이지만 상상도 못했던 순간이었다. 나에게 보내온 첫 편지에는 글자를 몰라서 자기 손바닥을 그려 보내주던 꼬마와 이렇게 같이 대화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해리엇은 영어도 잘하고 공부도 잘한다고 한다. 그 동안 더 신경 써주지 못해서 미안할 정도로 바르고 건강하게 자랐다. 아직 자식을 키워보지 못했지만 내 자식이 일등 해도 이렇게 벅찬 감동을 느끼지는 못할 것 같았다.
처음으로 월드비전이 지원하는 학교를 방문했다. 학생들과 문화교류를 하기 위해 한국에서 준비해 간 상어노래와 율동을 아이들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즐겁게 따라해 주었다. 이 아이들, 타고난 리듬감이 남달라 보였다!
3일째 우간다를 다니다 보니 노란 물통을 머리에 이고 다니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물을 길어오기 위해 학교에 못 가고, 또 그 물을 먹고 아파서 학교에 못 가는 악순환이 떠올랐다. 그래서 식수펌프 견학이 더 기대되고 궁금했다. 다행히 우간다는 땅을 조금만 파도 맑은 물이 나온다고 한다. 콸콸 쏟아지는 물을 보니 신기하기까지 하였다.
지속적인 식수 관리를 위해 월드비전은 주민 위원회를 조직하여 마을 자체적으로 펌프를 관리하고 수리하며 유지보수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자립’의 의미가 온전하게 와 닿는 순간이었다. 이 마을은 최소한 식수문제에 있어서 자립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노란 물통을 이고 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지역개발사업의 의미 또한 다르게 다가왔다. 물이 없어서 물을 길으러 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학비를 손에 쥐어 준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월드비전이 지원하는 또 다른 학교를 방문한 날.
학교를 방문하면 전교생이 나와서 환영의 노래와 춤으로 반겨주었다.
아이들과 선생님의 즐거운 표정 뒤에 진심이 느껴졌다. 이곳 주민들과 아이들은 월드비전 덕분에 학교가 생기고 환경이 좋아져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하여 학교 벽에 페인트를 칠하고 나무심기를 해서라기 보다는 그 동안의 월드비전이 해준 사업에 대해서 월드비전의 옷을 입고 방문한 우리에게 고맙다고 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득증대 사업으로 돼지 농장을 방문해서 돼지들을 기르고 관리하는 주민들을 만났다.
한 쌍이었던 돼지가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또 새끼를 낳아 지금 수십 마리의 돼지농장이 되었다고 한다. 소득 증대라고 하면 집값이 오르는 것인 줄이나 아는 나에게 신기하기만 했다. 주민들이 함께 모임을 만들어 돼지를 사육하고 분양도 하여 소득을 공동분배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마을도 돼지로 이렇게 자립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마지막 날. 하루 종일 해리엇과 함께 할 생각에 설레었다.
후원자들과 후원 아동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즐거운 게임도 하고 서로 준비한 노래와 율동도 함께 했다. 해리엇이 노래도 대표로 하고 감사인사도 대표로 하는 모습을 보며 또 가슴이 벅차 올랐다! 이 똑똑한 아이가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어느덧 헤어질 시간. 끝까지 웃는 모습으로 헤어지려 입술을 깨물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지금처럼 공부 열심히 하고 예쁘게 자라서 우간다의 희망이 되어 달라고 해리엇과 약속했다.
내내 밝은 얼굴이었던 해리엇의 엄마가 갑자기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혼자 어렵게 해리엇을 키우다가 저 멀리 얼굴도 모르는 후원자가 오랜 시간 해리엇을 함께 걱정해주고 후원해줘서 연신 고맙다고 인사했다. 꼭 잡은 엄마의 손을 통해 진심이 느껴졌다. 해리엇도 나도 울며 우리는 그렇게 눈물바다로 헤어지며 마음을 나눴다.
이 아이, 언제 한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리 어릴 때도 이랬어.’
이번 방문을 하면서 60-70대 연령대의 다른 후원자분들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다.
돌이켜 보면 불과 50~60년 사이에 대한민국도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되었다. 해리엇도 50년 후에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다.
‘나 어릴 때도 이랬어.’
후원금이 출금되었다는 자동이체 문자를 볼 때 생각했었다. ‘내 돈을 잘 쓰고 있는 걸까?’
이제는 3만원으로 이런 변화들이 일어났다는 것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수많은 다른 후원자님들과 월드비전 직원들과 봉사자들, 그리고 마을의 주민들이 함께 이루어낸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우간다에 이 말이 울려 퍼질 날을 기대한다.
“ Good bye, World Vision.”
글. 이현정 후원자
사진. 안성훈 후원자, 월드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