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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스토리, 월드비전의 하이라이트를 담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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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장애인 부모님 위해 첼로로 꿈을 연주하는 지안이

- 한겨레 신문과 함께하는 나눔꽃 캠페인

162㎝인 자신의 키만 한 큰 첼로를 등에 메고 버스로 왕복 2시간이 걸리는 학교를 등하교하는 지안이

힘들다고, 어렵다고 투정 부릴 법도 한데, 17살 지안이는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부모님께 차마 힘들다는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었습니다.

솔직히 돈 많이 버는 첼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저처럼 힘든 아이들에게
첼로를 가르쳐주고 싶기도 하고요.
저에게 첼로를 그만둔 미래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상황 일거에요.


‘첼리스트’ 꿈을 키워가고 있는 지안 - Photo by 한겨레 강창광 기자

어려운 가정 형편이지만 꿈을 향해 한걸음 내딛는 지안이의 발걸음은 씩씩하기만 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지역아동센터에서 음악을 배울 기회를 접한 지안이는 첼로와 플루트, 바이올린의 차이가 뭔지도 모르는 채 운명적으로 첼로를 선택했습니다. 지안이는 첼로를 배운 지 2년째 되던 해 첼로 연주가 주는 전율을 처음 느꼈습니다.

어느덧 10년차 첼로 연주자가 된 지안이는 오케스트라에서 서로 다른 악기가 어우러지면서 멜로디가 되는 그 과정이 여전히 신기하다고 말합니다.

어느 순간 제가 첼로고, 첼로가 제가 된 것 같아요.
항상 같이하는 이 모습이 익숙해요.” - 지안 -

첼로를 연주하고 있는 지안이 - Photo by 한겨레 강창광 기자

“다른 건 몰라도 재능 있는 첼로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지안의 아버지(63)는 형편이 어려워 첼로를 좋아하는 딸에게 지원을 해줄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음악은 취미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어본 말에 "다른 건 몰라도 음악은 꼭 하고 싶다"는 지안의 대답에 아버지는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지체장애(3급)가 있는 아버지는 다른 노동을 하지 못하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십니다. 지안이의 엄마도 지적장애(1급)가 있어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되지만, 되레 지안이가 엄마를 챙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세 식구가 살아가는데 들어오는 수입은 부모의 기초생활 수급과 장애인수당 등 국가에서 나오는 지원금 월 170만원이 전부입니다. 첼로를 전공하려는 아이를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장 첼로 레슨비와 개인 연습실을 감당하기에도 빠듯한 상황입니다. 지안이의 사정을 잘 아는 동네 피아노 학원 원장님의 배려로 월 15만원에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빌리고 있지만, 개인 연습에 집중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입니다.

첼로에 재능있던 아이의 꿈을 만류해야만 했던 아버지

아버지는 딸아이가 첼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했으면 좋겠는 마음뿐입니다. 이에 지안이가 내년에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입시 준비 때문에 돈이 더 많이 들어갈 것을 대비해 올해부터 매달 20만원씩 모으고 계십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생활비를 쪼개고 쪼개 조금이라도 지안이의 꿈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안이의 아버지 - Photo by 한겨레 강창광 기자

최근 지안이가 큰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난생처음 본 아버지는 딸아이가 자랑스럽고 또 동시에 안쓰럽습니다.

제가 몸이 아프고 불편하다는 핑계로 아이를 더 제대로 돌보지 못한 거 같아서 미안해요.
딸아이가 정말 그렇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너무 났어요.
왜 더 일찍 신경 써주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죠. - 지안이 아버지 -

얼마전 학교에서 열린 정기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지안이는 최종 협연자 두명 중 한명으로 선발돼 15분간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을 솔로로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해 학교에 3등으로 입학해 1학년이 끝날 무렵 실기 1등을 거머쥔 지안이는 지독한 연습 벌레입니다.

지안이의 상장 - 사진 제공 지안

162cm의 소녀는 키만 한 첼로를 메고
왕복 2시간이 걸리는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갑니다

솔직히 말하면 악기도 조금 더 좋은 걸로 바꾸고 싶어요.
지금 연습실은 피아노 학원이라 시끄럽다 보니까
개인 연습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정말 비현실적인 건데 자동차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첼로 메고 다니는 게 너무 힘들거든요.

조금 더 넓은 세상이 궁금한 17살 소녀 지안이

지안이는 하교 후 친구들을 차로 데리러 오는 부모님이 내심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기본 전공 첼로의 경우 1000만원도 넘지만, 상을 휩쓸었던 지안이의 첼로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같이해온 200만원짜리 악기입니다.

지안이는 좀 더 넓은 세상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지안에게 ‘넓은 세상’은 가깝게는 서울이고, 더 멀리는 유럽이나 미국 등 클래식 본고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돈 잘 벌면 집에 연습실도 만들고 싶어요.
저는 집이 제일 좋은데 지금 집에서는 연습할 수 없어서 아쉽거든요.
또 좀 더 넓은 곳으로 가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첼로에 꿈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이따금 상상하곤 해요.
사실 연습을 하다 보면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요.
저는 곡을 연주할 때 유튜브를 보고 잘하는 사람들 연주를 보곤 하는데,
영상과 실제는 다르니까 직접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먼 미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지안이의 눈이 반짝거렸습니다. 대화 내내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던 지안이의 표정에 변화가 생긴 찰나 였습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지안이가 꿈을 잃지 않도록 우리의 응원이 필요합니다.

  • 일시 후원금은 지안이가 꿈을 잃지 않도록 첼로 레슨비와 내신 성적을 위한 과외비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입니다.
    * 이번 모금은 한겨레신문과 함께하는 나눔꽃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 아동 인권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지안이의 첼로 연주가 멈추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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