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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스토리, 월드비전의 하이라이트를 담은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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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박사님의 아프리카 현장 이야기

“ 그렇죠. 이제 한국에서 ‘기생충’하면 진지한 자랑스러움이 차오르며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당당히 선 우리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 스텝들을 생각하게 되었죠. 여기 또 한 사람. 아프리카에서 ‘기생충’ 하면 빠질 수 없는 이름이 있다는 데요. ‘기생충 박사’라 불리는 그를 직접 만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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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차장님을 ‘기생충 박사님’이라고 들어 왔어요. 정확한 자기 소개 부탁 드려요.

김은석 차장(이하 ‘김’): 저는 월드비전 GRANT/특별사업팀 김은석 차장입니다. 지금은 우간다 마유게 지역에서 소외열대질환 퇴치 사업을 하고 있어요. 인구가 50만 정도 되는 마유게 지역은 빅토리아 호수라는 큰 호수 근처에 있어 특히 소외열대질환이 심각한 지역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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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에서 소외열대질환 퇴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월드비전 GRANT/특별사업팀 김은석 차장.
소열대질환이요?

김: 소열대질환 아니고, ‘소외열대질환’! 이게 뭐냐면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을 모두 말하는 거예요. 기생충 질환, 세균성 바이러스 질환 등을 모두 아우르는 용어입니다. 월드비전은 특별히 주혈충증, 장내기생충 퇴치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요..

그렇군요. 그런데 차장님은 수많은 국제개발 사업 중 어떻게 ‘기생충’ 퇴치 사업에 뜻을 두게 되었나요?

김: 공부를 하며 막연히 의사가 되고 싶다 정도였지 ‘난 기생충을 공부할거야.’ 이런 마음은 없었어요. 그런데 의과대학 진학 후 군의관이 아닌 국제협력의사라는 제도에 지원하게 됐어요(지금은 없어짐ㅠㅜ). 페루와 카자흐스탄 중 전 페루에 지원을 했죠.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했어요. 페루가 멀기는 하지만 도심 쪽 보건소는 괜찮겠지, 하면서 크게 걱정은 안 했어요. 이게 왠 일? 아마존으로 가라는 거예요. 3년을요. 아시죠? 아마존. 하아.. 그런데 말도 안되게 이 곳에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도 바고 이 시점이에요. 참 신기해요. 사람 사는 일이.

아마존에서 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데요?.

김: 독일에서 온 한 의사 선생님을 만났는데, 아마존에서 어렵게 의료 활동을 하고 계셨어요. 독일에 있었으면 의사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을 텐데, 여기까지 와서 고생을 자처하는 게 이상했어요. 무엇보다 본인도 당뇨를 앓고 있었거든요. 날 잡아서 하루는 물었죠. 선생님도 병이 있는데 굳이 왜 이런 곳에서 일하시는 거냐고. 그랬더니 오히려 되묻는 거예요.

“김선생님. 우리가 세상을 몇 번 살 수 있나요?”
“네? 한, 번이요.”
“맞아요. 한번 밖에 못사는 삶인데 내가 가진 능력을 가장 필요한 곳에서 사용하며 살고 싶어요.”

제 삶을 바꿔놓은 대화였어요.

강렬한 순간이었네요. 그럼, 월드비전과 인연은 어떻게 닿았나요?

김: 국제협력의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내과 전임을 했어요. 그러면서아프리카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알아봤어요. 그러다 2011년, 말라위에 있는 병원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3년 반 동안 내과 의사 겸 병원에 딸린 부속 간호 대학 강사로 일했어요. 현장에 보다 도움이 되려면 공부가 더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런던으로 건너가 국제보건전문대학에서 국제보건학석사를 전공했어요. 개발도상국에서 의료보건 전문 인력으로 활동할 때 필요한 이론은 물론 의료 기술 까지 참 많이 배웠어요. 학위를 받자마자 우간다로 넘어와 릴롱궤 지역에서 여러 의료 기관과 일을 하다 마침 모자보건 사업을 준비 중이던 월드비전을 만났어요. 전 보건 전문가로 일하게 됐죠. 그 사업을 잘 마치고 2019년 4월부터 소외열대질환 퇴치 사업을 시작한 거예요. 이 사업에서도 제가 맡은 건 보건 전문 분야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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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약을 처방 받고 있는 마유게 지역 아이들
전문의에 현장 경험도 정말 탄탄해서 여러 기관에서 탐내는 인재였을 것 같아요. 그런 차장님이 굳이 월드비전과 함께 하기로 한 이유가 있나요?

김: 아프리카에서 다른 기관들과 활동을 하며 여러 한계점을 부딪쳤어요. 이런 어려움을 겪다가 월드비전을 자세히 알게 되었을 때 여러 장점을 발견했죠. 가장 큰 건, 현장에서 사업을 수행할 충분한 인력과 경험이 있다는 거예요. 제대로 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거죠. 또 아프리카에서는 NGO가 활동할 때 지방 정부와 중앙 정부 말고도 여러 이해 관계자들과 좋은 관계가 형성되어야 해요. 아무리 좋은 사업을 제안해도 신뢰가 없으면 실제 사업을 진행하기가 무척 어렵죠. 월드비전은 우간다에서 이미 30여 년 동안 일을 하며 믿음을 주고 받는 관계를 잘 쌓아놨어요. 무엇보다 약을 나눠 주고 질병을 치료해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지 주민과 의료진에게 모든 노하우를 전하고 마을 환경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월드비전이 떠난 후에도 주민 스스로 마을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지금 현장에서는 기생충 퇴치와 질병 예방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김: 기생충 노출 위험이 큰 사람들에게 대규모로 예방약을 투여하고 있어요. 상당히 고전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이지만 질병을 완전히 퇴치하기는 어렵죠. 그래서 월드비전은 대규모 예방약 투여뿐 아니라 깨끗한 물과 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보건 사업, 지역 의료진 역량강화, 주민들 보건 인식개선 사업 등 보건 환경을 전체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을 진행해요. 근본 원인을 해결해서 지속적인 사업 효과를 이끄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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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에서 훈련 받은 마을 보건 의료진이 아이들에게 직접 기생충 예방약을 먹이는 모습
정말 쉼 없이 달려오셨네요. 차장님. 이제 이야기의 시작인 것 같은데, 지면 상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겠어요. 마지막으로 차장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김: 아마존에서 만났던 독일 의사 선생님의 꿈이 제 꿈이 되었어요. 제가 갖고 있는 능력과 재능을 꼭 필요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그 곳이 어디든 상관 없이요.

씻고 먹고 자는 것, 세월이 흐르며 익숙해진 불편함 말고도 아프리카에서의 일상은 녹록치 않습니다. 강도를 당한 적도 있고 틀림없다던 날짜에 약품이 도착하지 않아 공들여 모아놓은 사람들을 빈손으로 돌려보내기도 했지요. 짜증도 나고, 좌절도 했지만 포기만은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기생충 박사님 마음 속에 품어져 버린 꿈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에요. 인터뷰 바로 다음 날 우간다로 돌아가신 차장님. 지금도 기생충과의 한판 승을 벌이고 있는 차장님께 오스카 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을 향해 보냈던 찬사와 박수만큼이나 큰 격려와 자랑스러움을 보냅니다.

글과 사진. 윤지영 후원동행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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