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관심을 통해 휘청거리던 삶이 바로 잡히고 삶에 큰 위로가 됩니다. 그 온기는 누군가의 흔들리는 손을 잡아본 사람만이, 누군가에게 손을 내어준 사람만 알 수가 있습니다. 여자의 삶을 포기하고 세 딸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엄마'' 정이(가명, 47세) 씨네 가정을 다시 찾았습니다. 정이씨와 세 아이가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었습니다.
▲ 가족사진이 처음이라고 했다. 온가족이 한자리에 앉아 환하게 웃는 소소한 일이 어떤 이웃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표정들이 달덩이처럼 환하다.
월드비전에서는 작년 5월 첫째 수미(가명, 15세)의 6번째 척추수술비 마련을 위한 후원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을 읽고 온라인과 무통장 입금 등을 통해 관심이 모아졌고, 목표액에서 조금 부족한 부분은 월드비전에서 채워 지난 10월 4백만원을 정이씨 가정에 전달했습니다. "수술비 처리하고 돈이 조금 남아 첫째 침대를 사줬어요."짠순이 정이씨는 침대를 장만하기까지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장차 있을 수미의 피부성형을 위해 조금이라도 돈을 아껴두고 싶은데 잠을 못 자고 고통스러워하는 딸아이를 계속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산타할아버지가 저에게 선물을 주신 것 같달까요. 우리 형편에 침대는 꿈도 못 꿔 봤어요. 긴장하지 않고 푹자서 좋고, 누운 자세가 예전보다 덜 불편해요."태어나서 청소년기까지 많은 수술을 했고, 지금도 딱딱한 보조기를 몸에 착용하고 있는 수미는 무척 예민한 소녀였습니다. 한번도 똑바로 누워서 잠을 자본적 없는 소녀는 통증 때문에 밤에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했습니다. 좁은 방구석에서 항상 동생들의 잠꼬대와 몸부림을 방어하기 위해 늘 경계하며 잠을 청해야했습니다. 어쩌다 동생들의 발에 차이기라도 하면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통증이 몰려왔습니다. 방에 침대가 들어오고부터 수미에게 작지만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수미는 이제 한번 잠자리에 누우면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수술의 좋은 결과로 수미는 어깨가 한결 반듯해졌고 말과 행동이 부드러워졌습니다. 첫째 수미의 변화는 둘째와 셋째에게도 큰 셋째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항상 아픈 언니와 막내에게 치여 외톨이었던 둘째의 말수가 늘었고 엄마 정이씨 역시 출퇴근 시간이 하나도 힘들지 않게 느껴집니다.
▲ 반듯해진 어깨, 자신감 있는 표정에서 수미의 변화가 느껴진다.
▲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으로 움직이는 바람개비다. 오래오래 웃음이 멈추지 않았으면.
"저의 수술비를 도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해요. 처음엔 상처를 보여야해서 창피하고 화가 났는데 지나고 생각하니 제 생각이 짧았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 될게요.""이대로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뭐라고 누구에게 감사를 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이들과 열심히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네 모녀에게 찾아온 행복의 변화는 누군가의 삶에 귀 기울여준 여러분의 관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단비와 같은 사랑과 관심을 소중히 받아 네 모녀가 지금 푸른 숲처럼 아름다운 희망을 일궈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