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3개월 만에 찾아온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으로 혼자서는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상호.
맘껏 먹을 수도 뛰어놀 수도 없는 아들을 홀로 돌본 건 어머니였습니다. 본인도 진통제 없이 하루도 버티기 어려웠지만 어머니는 자식을 가슴에 묻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버텼습니다. 지난가을, 그런 상호네 가정을 위한 월드비전 캠페인이 시작되었고 수많은 후원자님들이 버팀목이 되어주셨습니다.
▲ (좌) 지난해, 상호와 어머니의 모습 ▶ (우) 상호는 호흡보조기 없인 숨쉬기조차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추운 겨울이 지나고 더위가 찾아들던 늦은 봄날, 상호를 다시 만났습니다.
상호는 여전히 미토콘드리아 근병증과 싸우고 있었지만, 어느새 한 뼘 이상 자라 훨씬 듬직해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동안 기기를 연결한 부위 중 감염됐던 곳을 치료받고 차후 호흡을 돕는 기관절개 수술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 (좌) 꼭 필요했던 치료를 받고 호흡을 돕는 수술도 예정된 상호 ▶ (우) 상호는 못 본 새 몸도 마음도 한껏 자란 모습이었습니다.
“예전에 있던 게 좀 감염돼서 힘들었거든요. 그래도 서울 병원 갔다 와서 좀 나아졌어요.”
월드비전은 앞으로 상호가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수술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고 오래된 의료용 흡인기를 교체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큰 희망이에요. 기관절개로 숨이라도 편히 쉴 수 있다면 좋겠어요… 예전엔 전혀 생각하지 못하던 부분인데 아이가 덜 힘들어도 된다고 하시니까.”
▲ (좌)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의료용 흡인기 ▶ (우) 소모품으로 가정에 부담이었던 치료 부자재
상호를 돌보느라 정작 본인 몸은 살필 수 없던 어머니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항상 독한 진통제로 버티느라 물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던 대장은 이미 마비가 진행되어 수술로 제거해야 했습니다. 힘든 치료를 받은 뒤지만 어머니는 전보다 훨씬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예전엔 병원에서 뭐 하자고 하면 불안하고 걱정되고 겁부터 났죠. 검사받을 여유도 없었는데 덕분에 검사도 받고 치료도 받을 수 있었어요. 감사하기도 하고 제가 해야 될 건데 못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어요.”
▲ 그저 버틸 수밖에 없던 어머니도 덕분에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이렇게 도와주신다는 건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에요. 예전엔 살면서 눈치를 참 많이 봤어요.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서 막막하고 제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을 때 힘을 더해주셔서 부담을 많이 내려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막막함만이 가득하던 시절, 따뜻한 손을 내어주신 모든 후원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이 가족이 씩씩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호가 여러분께 건네는 인사를 전합니다.
”다들 잘 지내셨어요? 전 따봉이었어요.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었고 얼굴이 궁금해요. 저 엄마 키도 따라잡았어요. 근데 변성기가 와서 제 목소리가 갑자기 이상해지고 엄마가 적응 못했었잖아요. 저 많이 컸죠? 다들 건강하세요…!”
▲ 상호와 어머니의 앞날을 응원해 주신 모든 손길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