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예쁜 원피스를 차려입은 정아가 환하게 웃으며 취재진을 맞이합니다. 입안까지 증상이 번져 치아가 상하고 헐었지만 정아의 발음은 또렷합니다. 정아는 이내 가장 좋아하는 겨울왕국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꺼내 책상 앞에 앉습니다.
"엄마, 얘가 엘사 공주고, 쟤는 올라프야. 엘사 공주 예쁘지?"정아는 색칠하는 내내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갑니다. 조잘조잘 얘기하는 정아를 보고 있자니, 엄마 박혜민(가명·37세)씨의 마음도 뿌듯해집니다.
"정아가 제일 좋아하는 만화가 뽀로로와 겨울왕국이에요. 예전부터 뽀로로 인형과 겨울왕국 치마를 사달라고 졸랐는데, 그동안 장난감 하나 사줄 여유가 없었어요. 정아에게는 ‘피부에 좋지 않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했어요. 사실 입혀도 되거든요. 후원받은 이후에 여유가 생겨 정아가 원하는 것을 하나씩 사줄 수 있게 됐어요. 아파하는 정아에게 ‘이번 치료 잘 견디면 엄마가 겨울왕국 원피스 사줄게’라고 말하면 정아가 꾹 참고 견뎌요. 대견하면서도 고마워요"
▲ 식도에 수포가 생겨 음식물을 쉽게 삼키지 못하는 정아가 식사대용으로나온 의료식품 두유를 마시고 있습니다.
▲ 정아가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캐릭터로 그림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울지 않고 치료를 잘 받은 정아에게 엄마가 준 선물입니다.
한결 밝아진 정아가‘엘사’만큼 좋아하는 일은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정아를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세상 밖으로 정아를 내보내는 것이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엄마와 정아는 용기를 냈고, 문밖을 나섰습니다.
초반에는 기가 죽은 정아가 친구들에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의 배려로 점차 어린이집 생활에 익숙해졌고, 이제는 어린이집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정아는 일주일에 세 번, 어린이집에 갑니다. 어린이집에 가는 날은 평소보다 신경 쓸 일이 더 많습니다.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정아 몸에 있는 수포를 전체적으로 치료해야 해요. 예전에는 드레싱 비용이 만만치 않아 상처가 심하거나 급한 곳만 부분적으로 치료했어요. 이제는 몸 전체의 수포를 제거하고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게 됐어요. 드레싱에 쓰는 의약품이 대부분 수입품이다 보니 드레싱 비용만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들어요. 후원자분들의 후원으로 이제는 비용 걱정을 덜 수 있게 됐어요. 그때그때 치료를 제대로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픈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정아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엄마와 아빠는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우리가 노력하는 만큼, 정아의 외모는 물론이고 아이의 가치관도 바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 아이가 많이 아프고 치료해야할 부분이 많아서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후원자분들 도움으로 마음 편하게 하나씩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말 너무 감사해요."
▲ 엄마가 정아 몸에 생긴 수포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만만치 않은 드레싱 비용으로 치료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었지만, 후원금을 받은 이후 비용 걱정 없이 제때 치료할 수 있게 됐습니다.
▲ 조금씩 웃음을 찾아가는 엄마와 정아. 후원자님 덕분에 정아네 가정은 내일의 희망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