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남편이 그리운 날이 있다. 하지만 아이들만 생각하며 씩씩하게 살겠다고 다짐한다.
월드비전에서는 지난 1월 리엔 가족의 새로운 보금자리 보증금 마련을 위해 후원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남편의 추억이 깃들어 있고 주위 어르신들의 따뜻한 관심이 있는 동네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살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입주를 했습니다. 여러분이 십시일반 도와주신 후원금 5백 만원이 월드비전을 통해 리엔 가족에게 전달되었고, 보증금 250만원과 이사비용을 사용한 나머지가 다달이 월세 사용되고 있었습니다.“보세요. 새집으로 이사 온 것 같죠.”방문을 반갑게 맞는 리엔의 표정에서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 보입니다. 자주 아파서 엄마를 놀라게 하던 젖먹이 민기(가명, 2세)의 잔병이 이사 후 말끔히 사라졌고, 틈만 나면 아빠를 찾아 앨범을 꺼내보던 민아(가명, 5세) 역시 활발해졌습니다. 민아는 요즘 엄마와 함께 열심히 한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 민아가 밝은 표정으로 장난을 걸어온다.
“저 한국말 좀 늘었죠? 언니들 정말 좋아. 별거별거 다 말해주고 챙겨줘요.”리엔의 집에는 처음 보는 가구들이 많았습니다. 언니들(?)이 서랍장과 냉장고, 장난감 일체를 차에 싣고 와 집 안까지 옮겨줬다고 합니다. 리엔의 딱한 사연을 들은 동네 부녀회 및 언니들의 보살핌이 시작된 것이지요. 모두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이라 수다를 통해 공유하는 정보가 많다고 합니다. 이날 리엔의 얼굴은 쓸쓸함과 막막함 대신 용기와 자신감이 있었습니다.얼마 전에는 슈퍼 할머니가 가르쳐주신 대로 매실을 사다 효소를 만들었습니다. 민아와 민기가 좋아하는 탄산음료와 주스를 대신해 엄마표 매실주스를 타주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한국어도 늘고 살림솜씨도 많이 늘었습니다.이사 후에는 일주일에 2번씩 직업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회사에 입사했을 때 갖춰야할 에티켓과 대화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그동안 막내가 아플 때, 남의집살이를 하며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서 핀잔을 듣거나 말이 통하지 않아 불편한 일이 많았다는 리엔. 한국사회에 잘 뿌리내리기 위해 교육장을 찾았다고 합니다.
▲ 아이들은 거짓말을 못한다.주위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고 아이들은 더 행복해졌다.
현재 이사한 집은 도시가스라서 아이들을 깨끗하게 씻길 수 있습니다. 또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눈치 주던 무서운 주인 아주머니도 없습니다.존재가 선물이라는 말이 있지요. 힘들고 힘든 시절, 가슴 아픈 사연에 말로 전하는 위로도 좋지만, 직접 도움주고 받을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이웃의 아픔을 통감하고 함께 나누는 일, 참 아름답습니다. 리엔 가족에겐 후원자 여러분이 바로 선물입니다.